‘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버추얼 유튜버’, ‘성우 아티스트’, ‘애니송’ 등 다양한 서브컬처 콘텐츠를 다루는 종합 전시 행사인
‘애니메이션X게임페스티벌2023’(AGF 2023)이 지난 12월 2~3일 킨텍스에서 성공리에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1전시장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거의 입장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더니 1전시장을 넘어 2전시장까지 입장 대기열이 형성되어 있었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개최 전날 새벽부터 도착해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철야 대기를 감행한 사람들이 비공식 집계로 최소 수 천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메인 스테이지 이벤트의 경우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배포했기 때문에 이를 보고자 하는 열성 팬들이 일찍부터 몰렸던 모양이에요.



2018년부터 시작해 해를 거듭하며 규모를 늘려온 AGF는 행사장 크기를 작년 대비 2배 늘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고 하는데요,
주최측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관람객수를 돌파하며 입장 지연 문제가 극심했습니다.
입장이 시작되고 한 시간이 넘어서도 전시장 바깥에 있는 줄까지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오전 입장은 포기하고 커피숍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어요.
그러나…

12시가 넘어서도 대기열이 그대로였습니다. ㅡㅁㅡ
이제라도 저 대기줄에 합류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날이 너무 추워 도저히 실외에서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고요,
저 줄이 언제 없어지나 보자 하는 오기도 생겨 계속 기다려 보았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로비에 코스어들이 모여들어 사람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킨텍스에 도착한 지 여섯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입장에 성공했습니다!


AGF 2023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부스는 단연 메인 스폰서인 ‘호요버스’와 레벨 인피니트 ‘승리의 여신: 니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두 회사 모두 지스타 대신에 AGF행을 택해 팬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듯해요.
이번 공식 스폰서인 호요버스는 행사장 가장 안쪽에 150부스가 차려져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는데요,
인기 있는 굿즈는 오전부터 매진되는가 하면, 코스프레 포토존을 비롯한 각종 이벤트존이나
메인 무대에서 진행되는 현장 이벤트 역시 경쟁이 매우 치열해 어마어마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시프트업이 개발하고 레벨인피니트가 서비스하는 ‘승리의 여신:니케’도 굿즈 판매코너와 ‘스탬프 랠리’ 등의 이벤트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니케의 부스는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게임 속 니케를 완벽하게 재현한 코스프레 앞으로 엄청나게 사람들이 몰려 있어 통행이 원활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또 개발사인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와 유형석 디렉터 등의 유명 개발자들이 직접 무대 위에 올라 유저들과 소통하는 장도 마련되었다고 해요.


넷마블은 ‘페이트/그랜드 오더’ 서비스 6주년을 기념한 특별 무대행사를 진행했는데요,
단순히 게임 관련 전시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 디렉터 카노 요시키, 성우 카와스미 아야코 등이 내한해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과 인디 게임 플랫폼 ‘스토브’의 최고 인기작 ‘러브 딜리버리2’를 주축으로 한 대규모 부스를 선보였습니다.




대원미디어는 AGF 2023의 공동 주최사 중에 하나로, 이번 행사에서 ‘WE’RE THE ONE’이라는 키워드로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 부스를 운영했어요.
그래서 대원미디어를 비롯해 계열 회사인 대원씨아이, 대원방송, 학산문화사의 인기 IP들을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원피스’, ‘슬램덩크’,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귀멸의 칼날’, ‘스파이 패밀리’, ‘진격의 거인’ 등 저에게도 익숙한 작품들이 총출동해 흥미롭게 구경했습니다.

부스마다 정말 수준 높은 코스어들이 포진되어 있었는데요, 코스어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곳곳에 길게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장내를 돌아다니다가 신나는 음악소리가 나서 음악을 따라가 보니 디제이 파티가 벌어지고 있더라고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서브컬쳐 관련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틀고 즐기는 애니송 디제잉 이벤트라고 하네요.
‘애니송 클럽’, 줄임말로 ‘아니쿠라(アニクラ)’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디제이 파티를 즐기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자리에 피규어 전시가 빠질 수 없겠죠.




올해 AGF는 정말 볼거리도 많고 평소에 한국에서 보기 힘든 일본 유명 아티스트들의 무대 행사도 풍부해 이슈몰이에 제대로 성공한 것 같네요.
지스타가 자사 신작을 선보이고 홍보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AGF는 서브컬처 콘텐츠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관람객들의 호응도로 보자면 지스타 못지않게 화제성 있는 행사로 확실히 자리매김된 것 같네요.




철야 대기를 했던 사람들이 오후가 되니 못 버티고 여기저기 바닥에 쓰러져 있네요 ^^;
입장 지연도 심각하고 여러모로 관람환경이 쾌적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어딜 가나 인산인해일 정도로 행사 자체는 엄청난 흥행을 거둔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상승한 인기에 걸맞게 더 원활한 관람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길 기대해 봅니다.